장기 위키 · 판과 기물
장기 기물과 판은 왜 이런 모습일까?
기물의 낯선 글씨는 한자를 쓰는 서체의 차이이고, 판의 격자와 궁성은 움직일 자리를 표시합니다. 팔각형의 최초 선택 이유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1895년 도판과 실제 나무판에서 출발해 기물의 형태·크기, 보관·휴대를 위한 재료와 디지털 표현을 살펴봅니다.

Korean Games(1895), Fig.93, 인쇄면83쪽. 한국에서 그린 그림을 바탕으로 한 도판으로, 위아래 글씨가 다르고 왕 역할의 기물에는 將이 보입니다. 현재의 표준 배치 안내가 아닌 역사 자료입니다. Stewart Culin 편·W. H. Wilkinson 장기 장, Cornell/Internet Archive 스캔. Public Domain Mark 1.0, 도판 발췌·그림을 다시 그리지 않음. 원본 보기
장기 기물을 처음 보면 어떤 글자는 반듯하고 어떤 글자는 곡선처럼 보입니다. 모서리가 잘린 기물과 두 개의 X가 있는 판에는 서체, 소속을 구별하는 관습, 이동 규칙이 함께 들어 있습니다. 오래된 도판과 실제 장기판을 보면 지금과 이어지는 부분과 당시에도 달랐던 부분을 구별할 수 있습니다.
1895년의 장기판에서 시작하기
곡선처럼 보이는 글씨도 같은 기물을 가리킵니다
글자의 이름과 글자를 쓰는 방식은 다릅니다. 車는 차를 가리키는 글자이고, 馬는 마를 가리킵니다. 이 글자를 획마다 또렷하게 쓸 수도 있고, 획을 줄이거나 이어서 쓸 수도 있습니다.[5][6]
반듯하게 쓰는 해서(楷書)는 획과 구조를 비교적 분명하게 드러냅니다. 초서(草書)는 일정한 관습에 따라 획이나 구조를 줄이고 흘려 쓰는 서체입니다. 처음 보는 사람에게는 원래 글자가 숨어 있는 것처럼 느껴질 수 있습니다. 여기서 초서의 ‘초(草)’와 초 진영의 ‘초(楚)’는 서로 다른 글자입니다. 초 진영의 글씨가 낯설다고 해서 별개의 문자나 초나라 고유 문자라고 설명해서는 안 됩니다. ,.[5][6]
오늘날 전통형 기물의 설명에서는 한 진영에 붉은 해서, 초 진영에 청색 계열의 초서를 쓰는 관습을 소개합니다. 다만 제품이나 화면의 디자인에 따라 색과 글꼴은 달라질 수 있습니다. 먼저 기물의 이름과 움직임을 익히고, 흘림 글씨는 그 이름의 다른 표현으로 연결하면 읽기가 편해집니다.[7]
1895년의 기록에도 한쪽에 흘림 글씨를 쓰고, 글자를 붉은색과 녹색으로 표시한다는 설명이 있습니다. 오늘의 청색 계열만을 모든 시대의 색으로 생각할 필요는 없습니다. 서체와 색을 함께 보면 소속을 구별하는 단서가 늘어납니다. 이것은 오늘날의 사용 관점에서 설명한 기능이며, 누가 처음 이 조합을 정했는지 밝혀 주는 기록은 아닙니다.[1]
팔각형이 익숙하지만, 둥근 기물도 있었습니다
팔각형은 정사각형의 네 모서리를 잘라 낸 모습처럼 보입니다. 오늘날 전통형 장기 기물을 떠올릴 때 쉽게 알아보는 외형이지만, 왜 처음 여덟 모서리를 선택했는지는 이번에 확인한 자료만으로 확정할 수 없습니다.[1]
1895년 책은 기물을 팔각형이라고 설명합니다. 그런데 같은 쪽의 주석에는 1893년 시카고 박람회에 한국 정부가 보낸 장기 세트의 기물이 둥글었다는 기록도 있습니다. 따라서 당시에도 형태가 하나로 통일되어 있었다고 볼 수 없습니다. “둥근 기물이 뒤늦게 전통을 바꿨다”는 설명도 이 기록과 맞지 않습니다.[1]
모서리를 줄인 외형의 제작 과정이나 손으로 잡는 느낌은 따로 살펴볼 수 있는 질문입니다. 그러나 만들기 쉬웠다거나 손에 잘 잡혔다는 추론을 곧바로 역사적 기원으로 쓰지는 않겠습니다. 팔방이나 팔괘를 상징한다는 설명 역시 이 조사에서는 뒷받침할 사료를 확보하지 못했습니다.[1]
눈여겨볼 것은 외곽선만이 아닙니다. 같은 책은 기물을 세 가지 크기로 설명합니다. 왕 역할을 하는 궁은 가장 크고, 차·상·마·포는 중간 크기이며, 사와 졸·병은 작습니다. 색과 글씨, 크기가 한 기물에 겹쳐 들어 있는 셈입니다. 가장 큰 기물이 궁이라는 사실은 크기가 단순히 기물 점수 순서만을 나타내는 장치가 아님을 보여 줍니다.[1]
판의 선은 기물이 갈 수 있는 자리를 보여 줍니다
장기판을 작은 사각형들의 모음으로만 보면 자리를 세기 쉽지 않습니다. 기물은 칸의 안쪽이 아니라 선이 만나는 교차점에 놓입니다. 세로선 9개와 가로선 10개가 만나 90개의 자리가 생깁니다. 선 사이에 보이는 작은 사각형은 가로 8개, 세로 9개이므로 72개입니다. 두 수가 다른 이유는 세는 대상이 다르기 때문입니다.[8]
선 사이의 간격을 가로와 세로 모두 같게 그리면 격자 영역은 가로 8, 세로 9의 비율을 가진 직사각형이 됩니다. 이것은 선의 수에서 계산되는 형태입니다. 실제 물건에서는 선 사이의 간격과 바깥 테두리의 너비가 달라질 수 있으므로, 그 비율이 장기판 전체의 고정 규격을 뜻하지는 않습니다.[8]
양쪽 끝의 X도 장식이 아닙니다. 궁과 사가 머무는 궁성은 각각 가로·세로 3개의 교차점으로 이루어지며 그 안에 대각선 길이 표시되어 있습니다. 궁과 사는 자기 궁성 안에서 선을 따라 한 자리씩 움직입니다. 차나 포가 궁성의 대각선을 이용하는 경우에도 각 기물의 별도 이동 조건이 적용됩니다. 그림의 선과 이동 규칙이 연결되는 부분입니다.[9]
여기까지는 지금의 판을 읽는 방법입니다. “왜 최초의 판을 9×10으로 만들었는가”는 별도의 역사적 질문입니다. 현재의 기능이 이해된다고 해서 최초 설계자의 의도까지 알아낸 것은 아닙니다. 확인한 자료에서는 특정 숫자 상징이나 단 한 사람의 발명을 이 격자의 확정된 기원으로 제시할 근거를 찾지 못했습니다.[1]
판의 바깥 형태도 하나의 비율로 고정해 생각할 필요는 없습니다. 1895년 장기 설명의 저자는 당시 판의 한 방향이 다른 방향보다 길다고 관찰하고, 상대편 쪽에 손이 닿기 쉬운 형태로 풀이했습니다. 이는 그 저자가 기록한 설명입니다. 모든 시대의 장기판이 같은 비율이었거나, 그 이유로 처음 설계되었다는 증거는 아닙니다. 실제 장기판을 보면 바깥 테두리와 다리, 보관 공간이 더해지면서 같은 격자도 다른 물건이 됩니다.[1]
나무판의 서랍에서 접어 넣는 판까지

이 장기판은 선만 그어진 평평한 조각보다 작은 가구에 가깝습니다. 다리가 판을 받치고, 앞면에는 서랍이 있습니다. 보관 공간까지 한 물건에 들어간 모습을 실제 사진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다만 서랍에 언제나 무엇을 넣었는지는 사진만으로 알 수 없습니다.[3]
다른 소장품인 신수9585는 일제강점기의 소나무 장기판으로 분류되어 있습니다. 이처럼 실제 유물은 시대와 재료를 이야기할 구체적인 출발점입니다. 그렇다고 나무판이 당시의 모든 대국 환경을 대표하는 것은 아닙니다.[4]

미국 국립박물관의 한국 수집품을 설명한 월터 허프의 보고서는 1885년 서울 수집으로 기록된 장기 기물의 재료를 소나무로 적고, 나무나 종이로 만든 판에서 둔다고 설명합니다. 종이에 선을 표시해 두는 판도 19세기 말 문헌에 등장하는 것입니다. “옛날에는 모두 무거운 나무판을 썼다”는 단순한 그림으로 묶기 어렵습니다.[2]

시간을 건너 2009년 공개된 국내 실용신안 문헌에는 또 다른 고민이 등장합니다. 문헌은 기존 나무판과 플라스틱·철판에 자석 기물을 결합한 방식 등을 설명하고, 휴대와 보관을 위해 천으로 된 판을 제안합니다. 천 판을 접거나 말아 주머니에 넣는 발상입니다. 이것은 그 시점의 설계 제안과 배경을 보여 주는 자료이며, 천 장기판이 그때 처음 발명되었다거나 시장의 주류가 되었다는 증거는 아닙니다.[10]
판의 보관 방식은 사진에서도 비교할 수 있습니다. 아래의 현대 장기판에는 두 부분을 연결하는 금속 부품이 보입니다. 앞의 서랍 달린 판과 달리, 접을 수 있는 연결 구조가 판 안에 들어간 사례입니다. 사진만으로 나무 수종이나 판재의 정확한 성분을 확정하지는 않습니다.[13][14]

현재 판매 목록에서도 나무 기물과 플라스틱 팔각형 기물이 함께 확인됩니다. 새 재료가 나오면 옛 재료가 곧바로 사라지는 식의 변화는 아닙니다. 판을 어디에 놓고 어떻게 보관할지, 기물을 어떤 촉감으로 만지고 싶은지에 따라 서로 다른 선택이 이어질 수 있습니다. 후자는 물건의 사용 조건에 대한 해석이며, 재료별 보급률을 조사한 결과는 아닙니다. ,.[11][12]
화면으로 옮겨도 남는 표지들
디지털 장기의 기물은 화면에 그려지는 이미지입니다. 나무 테마의 무늬도 실제 재료가 아니라 시각 표현입니다. 손에 쥐는 감각이 없는 화면에서는 글자와 색, 외곽선이 기물을 알아보는 단서로 남습니다. 실제 기물과 디지털 기물은 재료가 다르지만, 이름을 읽고 소속을 구별하고 교차점 위의 위치를 보는 일은 이어집니다.[16]
다시 1895년 도판을 보면 이제 몇 가지가 따로 보입니다. 흘림 글씨는 서체이고, 팔각형은 당시 기록된 외형 가운데 하나이며, 판의 대각선은 움직임에 쓰이는 표시입니다. 사진 속 나무판의 다리와 서랍은 같은 게임을 생활 속 물건으로 만드는 요소입니다. 장기의 디자인을 이해하는 일은 이 차이를 읽는 데서 시작할 수 있습니다.[1][3]
참고 자료
- Stewart Culin · Korean Games (1895)W. H. Wilkinson의 장기 장 82–84쪽·Fig.93 및 김준근 그림의 석판 복제. 서체·세 크기·팔각형 본문과 원형 주석을 함께 확인. Public Domain · 확인일: 2026-10-06
- Walter Hough · 미국 국립박물관 한국 수집품 보고서(1893)1891년 보고서에서 분리 간행한 1893년 판. 478쪽·Plate XXIV의 소나무 기물과 나무/종이 판 기록. 육각형 서술과 도판 외형의 불일치는 미확정으로 둠 · 확인일: 2026-10-06
- 국립중앙박물관 · 장기판(구8691)조선시대 나무 장기판의 크기·사진. 정확한 제작연도·수종은 미확정. 공공누리 제1유형 · 확인일: 2026-10-06
- 국립중앙박물관 · 장기판(신수9585)일제강점기 소나무 장기판과 공공누리 제1유형 이용 조건 · 확인일: 2026-09-22
- 국사편찬위원회 · 한국고문서입문서사 방식과 해서·행서·초서 용어 설명 · 확인일: 2026-10-06
-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 초서흘림·생략을 사용하는 서체의 정의. 장기 서체 배정의 기원을 입증하는 자료가 아님 · 확인일: 2026-10-06
- 한게임 장기 · 장기의 모양현대 전통형의 색·서체 관습에 한정한 보조 자료. 민족성·상징에 관한 인과 해석은 채택하지 않음 · 확인일: 2026-10-06
- 대한장기연맹 · 장기란장기판·기물·대국의 개요 · 확인일: 2026-09-22
- 대한장기협회 · 기물 행마법궁·사·차·포·마·상·병·졸의 이동과 막힘을 설명하는 공식 자료 · 확인일: 2026-09-23
- 안명화 · 천 장기판 실용신안 KR20090001472U2007-08-09 출원·2009-02-12 공개. 한국어 명세서의 종래 기술과 휴대용 천 판 제안. 최초 발명·보급률·성능 검증의 증거로 쓰지 않음 · 확인일: 2026-10-06
- 육형제바둑 · 목장기알 판매 설명현재 목제품 판매 사례. 수종·제조 공정·시장 점유율은 확정하지 않음. 상품 사진 재사용 없음 · 확인일: 2026-10-06
- 11번가 · 플라스틱 팔각 장기알 판매 설명현재 판매 설명에 플라스틱·팔각형으로 안내한 사례. 역사적 최초 사용·성분 검증의 근거로 쓰지 않음. 상품 사진 재사용 없음 · 확인일: 2026-10-06
- 국립국어원 · 장기판 사진접힘 선·금속 경첩의 관찰. 자료 게시일 2012-05-23은 제작일이 아님. 저작자표시-동일조건변경허락 · 확인일: 2026-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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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reative Commons · Public Domain Mark 1.01895년 도판의 권리 표기 · 확인일: 2026-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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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reative Commons · 저작자표시 4.0 국제기물 SVG의 재사용 조건 · 확인일: 2026-09-22
- Creative Commons · 저작자표시-동일조건변경허락 2.0 대한민국국립국어원 사진의 이용 조건 · 확인일: 2026-10-06